[시타기] 던롭 에어로젤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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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penne 댓글 0건 조회 45,053회 작성일 08-10-26 05:12본문
안녕하세요.
본 시타기는 던롭 에어로젤 300에 관한 것이지만, 300을 선택하게 된 과
정 위주로 작성해볼까 합니다. 라켓의 특성이란 것은 다른 라켓에 비교될
때 그 특성이 두드러지는 것이지, 라켓 하나를 놓고 평가를 하는 것은 현
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제 겨우 2년된 동호인입니다. 보통 다른 스포츠에는 이제 겨우 2
년이란 말을 잘 안쓰는데, 테니스는 2년 친거는 친 축에도 못끼는 것 같습
니다. 실력도 여전히 초보 수준이구요. 매일 아침 치고 있으므로, 그나마
실력이 좀 나은 편인데, 쉽게 늘지 않는 것이 테니스의 또다른 매력이니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최초에 낫소 연습용 라켓으로 시작하였습니다. 텐션도 거의 늘어진 라켓
이었구요. 컨티잡고 밀어치는 타법을 배워서 라켓에 대한 불만은 그다지
없었습니다만, 단지 낫소라는 브랜드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
혼자서 인터넷을 연구하니 TI Radical이란 라켓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미 플렉스포인트까지 나온 시점이었는데 왜 TI를 중고로 샀는 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티래디컬 OS로 반년 연습하였습니다. 워낙 대중적이고 스탠다드한 라켓
이라 그다지 특징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단지 서브할때 좀 무거워서 무게
를 낮추고 싶었습니다. 동네샵에서 무게를 재보니 300g 나가는 에어로프
로드라이브보다 몸무게가 더 나가더군요. 그때부터 라켓을 연구하기 시
작했고, 처음으로 동대문으로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염두에 둔 라켓은 윌슨 케이써지였습니다. 280g의 가벼운 무게에 이븐발
란스 적당한 프레임 복식에 최적이라고 합니다. 사실 던롭의 에어로젤
300이나 윌슨 식스원팀을 갖고 싶었는데 사부님이 안된다고 해서 써지로
결정했죠. 그런데 동대문 XX스포츠의 직원의 말에 상황은 반전되었습니
다.
동대문에 가서 "써지 주세요." 했더니...
점원이 "네 알겠습니다."하다가...
갑자기 저를 보고 "손님이 쓰시게요?"
그래서 "네 제가 쓸겁니다." 했더니...
점원이 "아니 왜요?"
내가 "아니 왜요?"
점원이 "이거 손님같이 젊은 사람이 쓰는 라켓 아니에요. 손님 사가시면
후회하실텐데..."
내가 "아니 왜요? 이거 되게 좋다던데..."
점원 "아니 그래도 나는 못팔아 젊은 분이면 나이에 어울리는 걸 쓰셔야
죠."
"나야 이거 달라는데로 하나 팔면 쉽지만 사가셔서 분명 맘에 안드
실텐데 못팔아요."
내가 "그럼 에어로젤 300이나 식스원팀은 어때요?" (잘됐다. 사부님한테
핑계대기 좋다.)
점원 "아 것들 아주 좋은 라켓이죠. 아울러 윌슨을 좋아하시는것같은데
엔블레이드도 좋습니다."
"손님은 젊으시니 단식도 좀 하시고 무엇보다 풀스윙을 하셔야되
요. 그럴려면 이런 라켓들 쓰셔야합니다."
"굳이 복식도 좀 하시고 유연하게 쓰시려면 엔프로오픈 쓰세요."
그래서 케이팩터와 엔코드 사이에서 고민하다 가격이 싼 엔코드 식스원
팀을 사왔더랬죠. 사부님의 우려와 달리 식스원팀 너무 잘맞습니다. 서브
앤 발리에 좋은 라켓이었고, 그라운드 스트록도 밀리지 않았습니다. 이
라켓으로 인해 저는 80년대의 밀어치기 타법에서 현대의 때려치기 타법
으로 갈아탈 수 있었습니다.
가벼운 라켓으로 갈아타니 이번엔 또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듭니다. ^^*
좀 더 묵직한 볼을 만들 수 없을까? 새라켓 산지 6개월밖에 안되었기 때
문에 중고로 엔블레이드 98을 들였습니다. 엔블레이드는 너무너무 좋은
라켓입니다. 부드럽고, 한방이 있고, 덴스지만 스핀이 잘 걸리고, 발리도
까다롭지 않은 복식/단식 모두 괜찮은 라켓입니다. 엔코드 식스원팀은 전
직장 동기가 테니스를 시작하겠다길래 선물로 주고 저는 엔블레이드 외
길 1년을 걷기 시작합니다.
테니스 시작한 지 1년도 지났고, 나도 고수들처럼 라켓을 두자루 들고 다
녀야겠다. 그런데 엔블레이드 98은 단종이라 새것을 구할 수 없어서 엔블
레이드 OS를 들였습니다. 나름 98은 단식용, OS는 복식용이라는 야심찬
계획이었는데,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OS의 너그러움은 98의 묵직함을 쫓
아오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올려 98 중고와 교환을 하였습니다.
엔블레이드 98로 정착한 후에도 저의 습관적인 라켓 검색은 끊이질 않았
고, 그 관심은 프로스텝으로 오게됩니다. 국제스포츠에서 특가로 파는 투
어90을 사서 새것으로 모셔두고 있습니다. 나중에 실력을 키우면 이걸 쓸
거얌. 시커먼게 아주 멋지구만~ 또, 직장생활 스트레스에 뭔가 변화를 주
고 싶어서 잘쓰던 엔블레이드 98 한자루를 처분하고 케이팩터 투어90을
중고로 들였습니다.
스트로크는 정말 압권이더군요. 헤드라이트라서 무거운 줄 모르겠습니
다. 포핸드 백핸드 라켓이 날카롭게 바람을 가르며 묵직한 샷을 만들어줍
니다. 내힘으로 힘껏 쳐줄때 보답을 해줄 뿐 아니라 상대방의 강타에도
여간해서는 밀리질 않습니다. 발리도 정확한 자세를 만들어서 하면 공격
적인 발리가 가능합니다. 이건 완벽한 단식용 라켓이라는 걸 초보인 저
도 알겠습니다.
그러나... ㅠㅠ
헤드라이트라도 라켓무게는 어쩔 수 없다는게 서브에서 여실히 느껴집니
다. 경력이 일천한 초보인지라 아직 리드미컬한 서브를 못만드는데, 투어
90은 타점잡기조차 어렵고 어깨에 무리도 많이 가네요. 역시 아직은 무리
구나 느끼면서 연습할때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1년반된 시점부터 레슨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고생만 할 게 아니
라 투자할거 투자해서 승부를 걸자.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연필이라도 깎
자는 심정으로, 3년 될때까지 최선을 다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고수와 파트너를 먹고 시합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해머라
켓을 사용하여 로브 및 발리로 승률을 높이는 그런 고수가 아니라, 파워
를 이용하여 공격적인 테니스를 구사하는 진정한(?) 고수였습니다. 엄청
난 스피드와 파워의 플랫서브를 첫서브로 구사하시고, 강한 스트로크, 힘
이 실린 발리 등 모든 것을 본받고 싶었습니다.
근데 그 고수가 사용하는 라켓이 던롭의 에어로젤 400이었습니다. 그분
은 약간은 가벼운 400을 사용하며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닙니다. 그
분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나는 내 라켓을 자유자재로 휘두르질 못하는
것 같다. 스윙이 느리고 서브가 강하지 못한 이유가 라켓에 있을지도 모
른다는 불안감이 들었고, 던롭에 대한 열망이 마음속에 자리잡게 되었습
니다. ㅠ
에어로젤 300은 제가 처음으로 새라켓인 엔코드 식스원팀을 살때 같이 고
민하던 라켓이었습니다. 가격이 나름 비쌌죠. 동대문에서도 17~18만원하
는 라켓이었습니다. 내가 왜 그때 300을 사지 않고 이리 먼길을 돌아왔을
까하는 후회를 하면서 300을 한자루 영입하였고, 그 소감을 지금부터 밝
히겠습니다. 300을 영입하기까지도 먼 길이었지만, 300 시타기에서 서론
마치고 본론으로 넘어오는데도 먼길을 걸어왔네요. ^^*
라켓사양 : 무게 290g, 밸런스 320, 헤드 98, 강성 64, 스트링 16/19
사용선수 : 토미 로브레도, 토미 하스, 조윤정, 산차이/손차트형제
스트링 : 메인 프로허리케인 투어 50 / 크로스 테크니파이버 프로믹스 48
시타자 : 나이 33세, 구력 2년, 176cm, 70kg, 올라운더 지향
외모
300G와 엠필300의 중간이란 평이 있는데, 맞는 것 같습니다. 엠필 300은
사진으로 보면 별론데 실제로는 괜찮더군요. 에어로젤 300이 가장 예쁩니
다. ^^*
조작성
엔블레이드 98이 가죽그립 교체하고 줄다매고 오버그립 포함해서 331g입
니다. 던롭은 다해서 319g인데 12g 차이가 엄청 크게 느껴집니다. 던롭
은 내가 라켓을 쥐고 맘껏 휘두른다는 느낌이 옵니다. 스펙상으로 밸런스
가 320인데, 라켓에는 330으로 적혀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도
조작성이라는 것은 라켓이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혀진 라켓이라는
느낌입니다.
스트로크
엔블레이드는 라켓이 원에 가까운데 던롭 300은 길쭉한 타원형이라 처음
에 스윗스팟을 찾기가 쉽지 않았고, 그 스팟 또한 엔블레이드에 비해 크
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심에 정확히 맞췄을때는 어디든지
보낼 수 있는 컨트롤이 느껴집니다. 아주 편안하게 원하는 컨트롤을 할
수가 있습니다. 파워는 시타자의 능력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제가 힘이
약해서 파워는 나오질 않네요.
포핸드/백핸드 모두 내가 힘을 준 파워대로, 내가 보내고자 하는 곳을 보
낼 수 있었습니다. 단, 스윗스팟에 맞춘다는 전제 하에요. ^^* 중심에 맞
았을때의 손맛은 다른 사람들의 시타평만큼 나쁘진 않습니다.
오픈 패턴이라 확실히 스핀은 잘 걸립니다. 또한 조작성의 증가로 스윙스
피드가 빨라져서 헤드가 휙~ 돌아가니 당연히 탑스핀이 증가하는 것 같
습니다. 또한 에어로젤 300은 엔블레이드처럼 밀어주는 라켓이 아니라 빠
른 스윙스피드로 때려쳐야 하는 라켓같은 인상을 보여줍니다.
이 라켓을 사용하는 하스, 로브레도, 라트와타나형제 등은 모두 원핸드
백핸드를 사용합니다. 이 라켓은 조작성이 좋고 올라운드 플레이어에 어
울리는 인상이라 그런지 원핸드 백핸드를 구사하는 것이 좋아보입니다.
특히 백핸드 테이크백 시 라켓해드가 아주 가볍게 돌아갑니다. 이것은 케
이팩터 투어90을 시타할때도 느낀 점이었습니다.
발리
발리는 무난한 수준입니다. 조작성이 좋아 면 만들기는 쉬웠는데, 갖다대
면 넘기는 그런 발리가 아니라 정확하게 면을 만들어서 스윙을 해줘야 합
니다. 그래도 라켓 자체가 워낙 부드러워서 편안하게 게임할 수 있었습니
다.
서브/스매쉬
이 라켓을 사고 가장 좋아진 것이 서브 스피드 및 컨트롤입니다. 제겐 약
간 무거웠던 엔블레이드 98을 쓸때는 등뒤에서 라켓이 구렁이 담넘어가
듯 올라와서 그냥 무난한 서브였는데, 에어로젤 300은 휙~하는 스윙이
쉽게 나와서 빠른 서브를 구사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폼도 제가 원하
는 방향으로 바꿨습니다. 스핀서브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편이라 그부분
은 정확하게 얘기하긴 어렵지만, 다른 사람들 평이 스핀서브가 좋다고 하
네요. 빨라진 헤드 스피드는 스매쉬와 서브 확율 및 스피드를 높여주므
로, 이 라켓의 장점 중 하나로 뽑고 싶습니다.
마무리
던롭 에어로젤 300을 저는 경량급 투어용 라켓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가벼워서 접근하긴 좋지만, 스윗스팟이 좁고 항상 풀스윙을 요구하는 라
켓입니다. 라켓 자체의 반발력이 아니라 시타자의 스윙스피드로 파워를
만들어야 하고 컨트롤 능력이 우수해서 원하는 코스를 공략하기에 좋습
니다. 또한 조작성이 좋아서 서브엔발리에 좋고, 라켓이 부드러워서 엘보
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관건은 빠른 스윙스피드로 스윗스팟을 어떻게 공
략할 수 있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이 라켓은 오픈 패턴의 290g대 스트레이트빔 라켓으로 스펙상 경쟁상대
는 바볼랏의 퓨어스톰입니다. 퓨어스톰은 던롭보다 파워가 좋다고 하는
데, 던롭이 바볼랏보다 솔직한 라켓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래디컬 오픈
패턴이 나오면 던롭 에어로젤 300과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할
것 같습니다. ^^*
적당한 무게에 조작성이 좋으면서 오픈 패턴을 원하고, 퓨어드라이브 같
이 프레임 두께가 일정하지 않은 반발력이 좋은 현대 라켓에 거부감을 느
끼시는 클래식 라켓 매니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한 헤드 래디컬이나 윌슨 식스원팀을 사용하면서 오픈패턴을 원하시
면 비슷한 기분을 교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래디컬이나 식스원팀처럼 올
라운더가 쓰기에 좋은 라켓입니다.
조윤정 선수는 던롭 300시리즈를 꽤 오랬동안 사용하고 있습니다. 300G
부터 시작해서, 엠필 300을 거쳐 현재 에어로젤 300을 쓰고있죠. 라켓무
게가 1g만 차이나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선수라고 합니다. 조윤정 선수가
과거에 테니스코리아에 인터뷰한 던롭 300 시리즈에 관한 내용을 인용하
면서 부족한 시타기를 마치겠습니다.
"300G의 단단하고 견고한 점이 마음에 들었고 내가 준 힘을 그대로 실을
수 있는 라켓"이라고 300G를 소개한 조윤정은 스윙스피드에 자신있는 사
람이 이 라켓을 쓴다면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툭툭 쳐도 공이
멀리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힘을 준 만큼 실리기 때문에 남자들 중
에 중상위층 동호인들이 많이 쓰는 편이고 한번 쓰면 잘 안바꾸게 되는
매니아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잘 맞았을 때 정말
잘 뻗어나가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 조윤정은 "자기 힘으로만 쳐야 하기
때문에 힘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은 사람이 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
다.
본 시타기는 던롭 에어로젤 300에 관한 것이지만, 300을 선택하게 된 과
정 위주로 작성해볼까 합니다. 라켓의 특성이란 것은 다른 라켓에 비교될
때 그 특성이 두드러지는 것이지, 라켓 하나를 놓고 평가를 하는 것은 현
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제 겨우 2년된 동호인입니다. 보통 다른 스포츠에는 이제 겨우 2
년이란 말을 잘 안쓰는데, 테니스는 2년 친거는 친 축에도 못끼는 것 같습
니다. 실력도 여전히 초보 수준이구요. 매일 아침 치고 있으므로, 그나마
실력이 좀 나은 편인데, 쉽게 늘지 않는 것이 테니스의 또다른 매력이니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최초에 낫소 연습용 라켓으로 시작하였습니다. 텐션도 거의 늘어진 라켓
이었구요. 컨티잡고 밀어치는 타법을 배워서 라켓에 대한 불만은 그다지
없었습니다만, 단지 낫소라는 브랜드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
혼자서 인터넷을 연구하니 TI Radical이란 라켓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미 플렉스포인트까지 나온 시점이었는데 왜 TI를 중고로 샀는 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티래디컬 OS로 반년 연습하였습니다. 워낙 대중적이고 스탠다드한 라켓
이라 그다지 특징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단지 서브할때 좀 무거워서 무게
를 낮추고 싶었습니다. 동네샵에서 무게를 재보니 300g 나가는 에어로프
로드라이브보다 몸무게가 더 나가더군요. 그때부터 라켓을 연구하기 시
작했고, 처음으로 동대문으로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염두에 둔 라켓은 윌슨 케이써지였습니다. 280g의 가벼운 무게에 이븐발
란스 적당한 프레임 복식에 최적이라고 합니다. 사실 던롭의 에어로젤
300이나 윌슨 식스원팀을 갖고 싶었는데 사부님이 안된다고 해서 써지로
결정했죠. 그런데 동대문 XX스포츠의 직원의 말에 상황은 반전되었습니
다.
동대문에 가서 "써지 주세요." 했더니...
점원이 "네 알겠습니다."하다가...
갑자기 저를 보고 "손님이 쓰시게요?"
그래서 "네 제가 쓸겁니다." 했더니...
점원이 "아니 왜요?"
내가 "아니 왜요?"
점원이 "이거 손님같이 젊은 사람이 쓰는 라켓 아니에요. 손님 사가시면
후회하실텐데..."
내가 "아니 왜요? 이거 되게 좋다던데..."
점원 "아니 그래도 나는 못팔아 젊은 분이면 나이에 어울리는 걸 쓰셔야
죠."
"나야 이거 달라는데로 하나 팔면 쉽지만 사가셔서 분명 맘에 안드
실텐데 못팔아요."
내가 "그럼 에어로젤 300이나 식스원팀은 어때요?" (잘됐다. 사부님한테
핑계대기 좋다.)
점원 "아 것들 아주 좋은 라켓이죠. 아울러 윌슨을 좋아하시는것같은데
엔블레이드도 좋습니다."
"손님은 젊으시니 단식도 좀 하시고 무엇보다 풀스윙을 하셔야되
요. 그럴려면 이런 라켓들 쓰셔야합니다."
"굳이 복식도 좀 하시고 유연하게 쓰시려면 엔프로오픈 쓰세요."
그래서 케이팩터와 엔코드 사이에서 고민하다 가격이 싼 엔코드 식스원
팀을 사왔더랬죠. 사부님의 우려와 달리 식스원팀 너무 잘맞습니다. 서브
앤 발리에 좋은 라켓이었고, 그라운드 스트록도 밀리지 않았습니다. 이
라켓으로 인해 저는 80년대의 밀어치기 타법에서 현대의 때려치기 타법
으로 갈아탈 수 있었습니다.
가벼운 라켓으로 갈아타니 이번엔 또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듭니다. ^^*
좀 더 묵직한 볼을 만들 수 없을까? 새라켓 산지 6개월밖에 안되었기 때
문에 중고로 엔블레이드 98을 들였습니다. 엔블레이드는 너무너무 좋은
라켓입니다. 부드럽고, 한방이 있고, 덴스지만 스핀이 잘 걸리고, 발리도
까다롭지 않은 복식/단식 모두 괜찮은 라켓입니다. 엔코드 식스원팀은 전
직장 동기가 테니스를 시작하겠다길래 선물로 주고 저는 엔블레이드 외
길 1년을 걷기 시작합니다.
테니스 시작한 지 1년도 지났고, 나도 고수들처럼 라켓을 두자루 들고 다
녀야겠다. 그런데 엔블레이드 98은 단종이라 새것을 구할 수 없어서 엔블
레이드 OS를 들였습니다. 나름 98은 단식용, OS는 복식용이라는 야심찬
계획이었는데,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OS의 너그러움은 98의 묵직함을 쫓
아오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올려 98 중고와 교환을 하였습니다.
엔블레이드 98로 정착한 후에도 저의 습관적인 라켓 검색은 끊이질 않았
고, 그 관심은 프로스텝으로 오게됩니다. 국제스포츠에서 특가로 파는 투
어90을 사서 새것으로 모셔두고 있습니다. 나중에 실력을 키우면 이걸 쓸
거얌. 시커먼게 아주 멋지구만~ 또, 직장생활 스트레스에 뭔가 변화를 주
고 싶어서 잘쓰던 엔블레이드 98 한자루를 처분하고 케이팩터 투어90을
중고로 들였습니다.
스트로크는 정말 압권이더군요. 헤드라이트라서 무거운 줄 모르겠습니
다. 포핸드 백핸드 라켓이 날카롭게 바람을 가르며 묵직한 샷을 만들어줍
니다. 내힘으로 힘껏 쳐줄때 보답을 해줄 뿐 아니라 상대방의 강타에도
여간해서는 밀리질 않습니다. 발리도 정확한 자세를 만들어서 하면 공격
적인 발리가 가능합니다. 이건 완벽한 단식용 라켓이라는 걸 초보인 저
도 알겠습니다.
그러나... ㅠㅠ
헤드라이트라도 라켓무게는 어쩔 수 없다는게 서브에서 여실히 느껴집니
다. 경력이 일천한 초보인지라 아직 리드미컬한 서브를 못만드는데, 투어
90은 타점잡기조차 어렵고 어깨에 무리도 많이 가네요. 역시 아직은 무리
구나 느끼면서 연습할때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1년반된 시점부터 레슨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고생만 할 게 아니
라 투자할거 투자해서 승부를 걸자.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연필이라도 깎
자는 심정으로, 3년 될때까지 최선을 다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고수와 파트너를 먹고 시합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해머라
켓을 사용하여 로브 및 발리로 승률을 높이는 그런 고수가 아니라, 파워
를 이용하여 공격적인 테니스를 구사하는 진정한(?) 고수였습니다. 엄청
난 스피드와 파워의 플랫서브를 첫서브로 구사하시고, 강한 스트로크, 힘
이 실린 발리 등 모든 것을 본받고 싶었습니다.
근데 그 고수가 사용하는 라켓이 던롭의 에어로젤 400이었습니다. 그분
은 약간은 가벼운 400을 사용하며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닙니다. 그
분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나는 내 라켓을 자유자재로 휘두르질 못하는
것 같다. 스윙이 느리고 서브가 강하지 못한 이유가 라켓에 있을지도 모
른다는 불안감이 들었고, 던롭에 대한 열망이 마음속에 자리잡게 되었습
니다. ㅠ
에어로젤 300은 제가 처음으로 새라켓인 엔코드 식스원팀을 살때 같이 고
민하던 라켓이었습니다. 가격이 나름 비쌌죠. 동대문에서도 17~18만원하
는 라켓이었습니다. 내가 왜 그때 300을 사지 않고 이리 먼길을 돌아왔을
까하는 후회를 하면서 300을 한자루 영입하였고, 그 소감을 지금부터 밝
히겠습니다. 300을 영입하기까지도 먼 길이었지만, 300 시타기에서 서론
마치고 본론으로 넘어오는데도 먼길을 걸어왔네요. ^^*
라켓사양 : 무게 290g, 밸런스 320, 헤드 98, 강성 64, 스트링 16/19
사용선수 : 토미 로브레도, 토미 하스, 조윤정, 산차이/손차트형제
스트링 : 메인 프로허리케인 투어 50 / 크로스 테크니파이버 프로믹스 48
시타자 : 나이 33세, 구력 2년, 176cm, 70kg, 올라운더 지향
외모
300G와 엠필300의 중간이란 평이 있는데, 맞는 것 같습니다. 엠필 300은
사진으로 보면 별론데 실제로는 괜찮더군요. 에어로젤 300이 가장 예쁩니
다. ^^*
조작성
엔블레이드 98이 가죽그립 교체하고 줄다매고 오버그립 포함해서 331g입
니다. 던롭은 다해서 319g인데 12g 차이가 엄청 크게 느껴집니다. 던롭
은 내가 라켓을 쥐고 맘껏 휘두른다는 느낌이 옵니다. 스펙상으로 밸런스
가 320인데, 라켓에는 330으로 적혀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도
조작성이라는 것은 라켓이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혀진 라켓이라는
느낌입니다.
스트로크
엔블레이드는 라켓이 원에 가까운데 던롭 300은 길쭉한 타원형이라 처음
에 스윗스팟을 찾기가 쉽지 않았고, 그 스팟 또한 엔블레이드에 비해 크
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심에 정확히 맞췄을때는 어디든지
보낼 수 있는 컨트롤이 느껴집니다. 아주 편안하게 원하는 컨트롤을 할
수가 있습니다. 파워는 시타자의 능력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제가 힘이
약해서 파워는 나오질 않네요.
포핸드/백핸드 모두 내가 힘을 준 파워대로, 내가 보내고자 하는 곳을 보
낼 수 있었습니다. 단, 스윗스팟에 맞춘다는 전제 하에요. ^^* 중심에 맞
았을때의 손맛은 다른 사람들의 시타평만큼 나쁘진 않습니다.
오픈 패턴이라 확실히 스핀은 잘 걸립니다. 또한 조작성의 증가로 스윙스
피드가 빨라져서 헤드가 휙~ 돌아가니 당연히 탑스핀이 증가하는 것 같
습니다. 또한 에어로젤 300은 엔블레이드처럼 밀어주는 라켓이 아니라 빠
른 스윙스피드로 때려쳐야 하는 라켓같은 인상을 보여줍니다.
이 라켓을 사용하는 하스, 로브레도, 라트와타나형제 등은 모두 원핸드
백핸드를 사용합니다. 이 라켓은 조작성이 좋고 올라운드 플레이어에 어
울리는 인상이라 그런지 원핸드 백핸드를 구사하는 것이 좋아보입니다.
특히 백핸드 테이크백 시 라켓해드가 아주 가볍게 돌아갑니다. 이것은 케
이팩터 투어90을 시타할때도 느낀 점이었습니다.
발리
발리는 무난한 수준입니다. 조작성이 좋아 면 만들기는 쉬웠는데, 갖다대
면 넘기는 그런 발리가 아니라 정확하게 면을 만들어서 스윙을 해줘야 합
니다. 그래도 라켓 자체가 워낙 부드러워서 편안하게 게임할 수 있었습니
다.
서브/스매쉬
이 라켓을 사고 가장 좋아진 것이 서브 스피드 및 컨트롤입니다. 제겐 약
간 무거웠던 엔블레이드 98을 쓸때는 등뒤에서 라켓이 구렁이 담넘어가
듯 올라와서 그냥 무난한 서브였는데, 에어로젤 300은 휙~하는 스윙이
쉽게 나와서 빠른 서브를 구사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폼도 제가 원하
는 방향으로 바꿨습니다. 스핀서브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편이라 그부분
은 정확하게 얘기하긴 어렵지만, 다른 사람들 평이 스핀서브가 좋다고 하
네요. 빨라진 헤드 스피드는 스매쉬와 서브 확율 및 스피드를 높여주므
로, 이 라켓의 장점 중 하나로 뽑고 싶습니다.
마무리
던롭 에어로젤 300을 저는 경량급 투어용 라켓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가벼워서 접근하긴 좋지만, 스윗스팟이 좁고 항상 풀스윙을 요구하는 라
켓입니다. 라켓 자체의 반발력이 아니라 시타자의 스윙스피드로 파워를
만들어야 하고 컨트롤 능력이 우수해서 원하는 코스를 공략하기에 좋습
니다. 또한 조작성이 좋아서 서브엔발리에 좋고, 라켓이 부드러워서 엘보
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관건은 빠른 스윙스피드로 스윗스팟을 어떻게 공
략할 수 있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이 라켓은 오픈 패턴의 290g대 스트레이트빔 라켓으로 스펙상 경쟁상대
는 바볼랏의 퓨어스톰입니다. 퓨어스톰은 던롭보다 파워가 좋다고 하는
데, 던롭이 바볼랏보다 솔직한 라켓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래디컬 오픈
패턴이 나오면 던롭 에어로젤 300과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할
것 같습니다. ^^*
적당한 무게에 조작성이 좋으면서 오픈 패턴을 원하고, 퓨어드라이브 같
이 프레임 두께가 일정하지 않은 반발력이 좋은 현대 라켓에 거부감을 느
끼시는 클래식 라켓 매니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한 헤드 래디컬이나 윌슨 식스원팀을 사용하면서 오픈패턴을 원하시
면 비슷한 기분을 교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래디컬이나 식스원팀처럼 올
라운더가 쓰기에 좋은 라켓입니다.
조윤정 선수는 던롭 300시리즈를 꽤 오랬동안 사용하고 있습니다. 300G
부터 시작해서, 엠필 300을 거쳐 현재 에어로젤 300을 쓰고있죠. 라켓무
게가 1g만 차이나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선수라고 합니다. 조윤정 선수가
과거에 테니스코리아에 인터뷰한 던롭 300 시리즈에 관한 내용을 인용하
면서 부족한 시타기를 마치겠습니다.
"300G의 단단하고 견고한 점이 마음에 들었고 내가 준 힘을 그대로 실을
수 있는 라켓"이라고 300G를 소개한 조윤정은 스윙스피드에 자신있는 사
람이 이 라켓을 쓴다면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툭툭 쳐도 공이
멀리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힘을 준 만큼 실리기 때문에 남자들 중
에 중상위층 동호인들이 많이 쓰는 편이고 한번 쓰면 잘 안바꾸게 되는
매니아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잘 맞았을 때 정말
잘 뻗어나가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 조윤정은 "자기 힘으로만 쳐야 하기
때문에 힘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은 사람이 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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