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 평가기] 테크니파이버 T-Fight 315 Ltd.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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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제스포츠 댓글 0건 조회 43,062회 작성일 13-11-08 22:41본문
최근 테크니파이버에서 무척 재미있는 라켓 하나 출시되었습니다.
바로 T-Fight 315 Ltd. 입니다.
315그램의 한정판 모델.
이 라켓은 한동안 세계 최대의 테니스 싸이트인 www.tenniswarehouse.com의
message-board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우리식으로 따지면 특정 라켓판매 싸이트의 게시판이 무척 시끄러웠다는 얘기가 되었습니다.
과연 왜 그랬을까요?
때마침 그 라켓이 한국에 출시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가던 모델이어서
이곳에서 그 얘기를 한 번 풀어볼까 합니다.
1. 들어가며.
요즘 복고(復古)가 전 분야에서 유행입니다. 이런 이면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전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좋았던 과거를 다시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심리적인 욕구가
그 배경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테크니파이버와 복고가 무슨 상관일까요?
테크니파이버는 가장 전통있는 스트링 제조사 중 한곳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조쉽이라고 말하는
멀티필라멘트 구조의 합성스트링 분야에서는
단연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수준높은 기술을 가진 회사라 할 수 있습니다.
오랜 역사적인 전통과 기술을 갖고 있으며,
실제로 2000년대 초반까지는 가장 높은 수준의 품질을 가진
스트링을 만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최고의 스트링 제조사 중의 하나였던 테크니파이버는,
성장을 위해서 라켓 산업에 새롭게 진입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스트링 시장에서 보여준 명성과 실력에 걸맞는 모습을
테니스 라켓 시장에서는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크니파이버는 꾸준히 라켓을 만들어내면서
테니스 시장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성공적이지 못한 도전속에서 드러나는 열정과 끈질김이
아마도 과거 테크니파이버를 최고의 스트링 제조사 중 하나로 만든
비결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봅니다.
2013년 여름, 테크니파이버가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였습니다.
복고아닌 복고(?)에 도전을 했습니다.
과거에 뛰어난 성적을 냈던 고성능 라켓을 재발매 하기로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라켓은 테크니파이버가 과거에 만들었던 라켓이 아니라,
유럽 최고의 라켓 제조사인 헤드社의 옛 모델인 "PRO TOUR 280"이란
라켓을 테크니파이버의 이름과 도색으로 변신시켜 재발매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라켓 출시는 어찌보면 테크니파이버와 잘 어울리지 않는 것이지만,
복고의 본질 - 과거의 멋진 기억을 다시 추억하는 - 에는 충실한 것입니다.
타사의 라켓을 복각한다는 것은 라켓분야에서
역사와 전통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기에 어쩌면 부끄러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그 주체가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하는
보수적인 색체의 유럽에 있는 회사라면 더더욱 부끄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그래서인지 테크니파이버는 과거 헤드 라켓을 복각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테크니파이버 특유의 범퍼를 제외하면,
프레임의 형태와 구조, 그립의 형태와 그립 내부의 구조 등은
분명 헤드의 그것을 100%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헤드의 "PRO TOUR 280"은
90년대 클레이코트의 황제였던 오스트리아의 토마스 무스터와,
브라질 출신의 그랜드 슬래머인 구스타보 쿠에르텐이
각각 그랜드 슬램에서 우승할 당시에 사용했던 바로 그 라켓입니다.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 검증된 라켓인 것입니다.
[HEAD PRO TOUR 280과 관련 모델]

[PRO TOUR 280으로 플레이하는 브라질의 GUSTAVO KUERTEN]

[PRO TOUR 280으로 플레이하는 오스트리아의 THOMAS MUSTER]

※ 사진출처: 구글 이미지
그렇다면 헤드에서는 이 라켓을 왜 계속 유지 하지 않는 것일까요?
사실은 정확히 말해서 단종시킨 것은 아닙니다.
라켓의 이름은 헤드가 티타늄 시리즈와 인텔리전스 시리즈를 만들 무렵 사라졌지만,
프레임은 헤드의 최상위 모델인 프레스티지 시리즈의 MP 모델로 계속해서 존재하고 있습니다.
즉, 구형 프레스티지 투어 시절
프레스티지는 미드와 MP 모델 두가지가 있었고,
미드는 계속해서 그 전통을 이어 생산해 왔지만,
90년대 중반 티타늄 시리즈와 인텔리전스 시리즈가 나오면서,
프레스티지 MP는 우리나라의 이형택 선수가 사용하던
헤드사이즈가 660 제곱센치인 라켓에서 630 제곱센치인 라켓으로 변경되었으며,
변경된 프레임이 바로 프로 투어 280의 프레임으로서, 지금까지 생산되고 있기에,
그 전통은 헤드의 최상위 모델속에 남아 있는 것입니다 .
그렇다면 헤드가 이름을 바꾸었(정확히는 재질과 스펙도 바뀌었지만, 형태는 동일)다고 해도
기존의 라켓을 그대로 출시하고 있다면,
테크니파이버의 이 라켓은 도대체 그 정체가 무엇일까요?
프로 투어 280이 다른 라켓과 가장 크게 다른 것은 그립의 형태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는 헤드사의 넙적한 그립의 원조가 바로 프로 투어 280이고,
테크니파이버는 이 그립 형태까지도 그대로 따라하여 라켓을 만들었습니다.
즉, 프레임의 형태가 동일하고, 그립의 형태까지 동일하지만,
무게는 현대화시켜 약간 줄이고, 범퍼는 테크니파이버의 전통을 따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외형은 분명 다르지만 그립의 쥐었을 때의 감각, 라켓이 갖고 있는 특성 등이
기존의 프로투어 280과 너무나도 유사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라켓에 대하여
프로투어 280을 테크니파이버가 발매한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상이 T-Fight 315 Ltd.의 배경입니다.
2부에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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