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져 x-one symbio 시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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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테니박 댓글 0건 조회 34,099회 작성일 02-05-23 11:32본문
메이저 X-ONE 시타기
이하의 내용은 전적으로 저의 주관적인 평임을 알려드립니다.
라켓을 잡은 지 12년, 30대 후반, 어느새 체중도 늘고 근력이 떨어져 예전의
민첩함과 파워가 그리워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죄송) 줄곧 주고받는 테니스
보다는 제 나름의 스타일대로의 테니스를 선호했고 그러다 보니 강타하기를
좋아하고 컨트롤이, 그리고 복식보다는 단식이 제 테니스의 화두였습니다.
라켓은 주로 85 ~95사이즈, 프레임 두께 21mm 이내, 반발력이 적고 많아 휘
는 것들을 선호하였습니다. 근래에 이르러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이런 명품들
을 소화해 내기가 벅찼습니다. 그렇다고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기는 싫어서
100~105사이즈(프레임은 주로 22mm 이하)의 라켓들로 바꾸어 보았으나 결과
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걷어올리거나 하기에는 좋았으나 자세
와 타이밍을 잡고 치는 샷에서는 높은 반발력으로 컨트롤에 문제가 발생하였
습니다(아마도 요즈음 라켓들이 대중성에 신경을 쓰느라 강성의 소재를 많이
사용한 것 같음). 베이스라인 안쪽에 떨어지게 하려면 공을 더 얇게 맞히거나
팔로스루를 줄여야 하는 일종의 스트레스가 발생하였습니다.
이러한 고민이 계속되던 중 아예 먼 훗날에 대비하여 오버사이즈로 바꾸어 진작부터 적응
기간을 가지자 하면서 택한 것이 프린스 그라파이트 오리지날 오버(현재 시판되
고 있는 것이 아님)로 바꾸어서 사용하던 중 약 6개월 전에 우연히 메이져사
의 홈페이지에서 X-ONE의 존재와 그 사양을 확인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같은 메이져사의 익스클루시브 심바오란 놈을 접할 기회가 있어 시타를 해
보았습니다. 사이즈와 프레임의 두께로 인한 반발력이 좀 크다는 것 이외에는
감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각 쇼핑몰과 운동구점에 전화를 넣어 확인해 보았더
니 X-ONE은 2002년 4, 5월이 돼야 시판될 것 같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인고의
세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시로 수입상인 태성상사에 전화를 넣어 시판시기를
물으며 무언의 압력을 가하기를 수 차례, 경제적으로 넉넉하여 개인적으로 수
입할 수도 없는 처지라서 답답함은 더해갔습니다.
X-ONE이 스팩에서 제 마음을 끈 점은 적절한 사이즈(98), 무게(330), 밸런스
(해드라이트) 등과 특히 19mm라는 프레임의 두께였습니다. 이 정도면 저에게
딱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기다렸습니다.
물론 이와 비슷한 스팩의 라켓들인 바볼랏 퓨어 콘트롤이나 VS 콘트롤, 헤드
아이프리 미드플러스, 케넥스 7G 등이 있으나 저를 만족시키지 못하였습니다.
태성상사에서 제 압력에 굴복하였는지 시타용 한 자루를 급히 보내왔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X-ONE을 손에 넣었으나 제가 알고 있던 스팩과는 달리
스트링 패턴이 덴스가 아닌 오픈 패턴이었고 무게고 약 10g 정도 적게 나가
는 놈이었습니다. 제 스타일이 발리보다는 스트록에 치중하여 오픈 스트링 패
턴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서 전화위복, 다행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스트링을 테크니화이버 TR3 수동 65파운드로 수리하고 오버그립을 감으니
335그램 정도 나갔습니다.
머리맡에 두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날이 새기도 전에 눈을 떠서 기다리다가 코트로 향
하였습니다. 웜업도 잊은 체 백보드로 달려가 포, 백, 발리, 서브 순으로 천천히 맞을 느껴
보았습니다. 오버사이즈를 쓰던 버릇이 있어 처음에는 스윗팟이 좁은가 하는 느낌이 있었
으나 볼을 끝까지 보고 계속하였더니 반발력도 적당한 것이 저를 안심시키기 시작하더군
요.
이윽고 손목과 팔꿈치, 어깨를 스트레칭 한 다음 서서히 강도를 높여 타구를
하니 엘보우 단추를 키우지 않았는데도 적절한 진동이 와 닿는 것이 묘한 쾌
감을 불러일으키더군요. 큰 드라이브 팔로스루가 끝난 다음 공의 괘적을 확인
하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네트표시선 가까이 가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
이 확인되었고 슬라이스도 직선으로 날아가 벽에 부딪힌 다음 바닥으로 곤두
박질하는 것이 제대로 스핀이 걸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서버,
플랫으로 팔꿈치를 들어 꺽으면서 강하게 ... 라켓의 반발력에 의존하지 않고
내가 서브를 넣고 있는 느낌, 바로 이 느낌, 면을 약간 열어주고 공을 감싸는
느낌을 가지고 위쪽으로 스윙하여 주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슬라이스와 탑
스핀은 거의 프린스 그라파이트 오리지날이나 감마 8.0에 가까웠습니다. 혼자
히죽거리며 백보드를 괴롭히고 있자니 새벽잠이 없으신 분들이 하나 둘 속속
도착하였습니다. 연세가 저보다 높으신 분들의 제의를 공손히 물리치며 젊은
친구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자니 드디어 경내 랭킹 1, 2위를 다투는 파워풀
한 스윙의 소유자인 고수가 뚜벅뚜벅 여명을 헤치며 나타났습니다. 간단한 안
부도 생략한 체 곧바로 코트로 향하기를 제안하여 코트로 향하였습니다. 상대
가 스트레칭을 준비하는 도중 저는 급한 나머지 볼을 날렸습니다. 가볍게 되
돌아오는 볼 멋지게 강타 ... 아웃인가.. 그러나 베이스 라인에 이르러 멋지게
안착하는 볼, 상대가 발리를 준비하다가 다급하여 어물어물 넘기는 짧은 볼
전진하여 백핸드 크로스 드라이브.. 애드코트의 구석을 스치며 달아나는 볼,
상대는 이상한 듯 저를 물끄러미 처다 보기만 하더군요 이때서야 상대에게 미
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자초지종을 말하여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이어지는 난
타 포,백, 발리, 서브. 리턴...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저는 신이 나서 난리인
데 상대가 휴식을 청하더군요. 고수는 제 라켓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공을 튀
겨보며 오늘 컨디션이 좋은 줄 알았더니 라켓이 좋군요 하면서 자신이 한 번
처보겠다며 먼저 코트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고수의 던롭 200g를 잡고 응수를
하였습니다. 전세는 역전 살아서 튀어 오르는 볼에 제대로 멎추기가 힘들었습
니다. 사실 한 때는 200g에 마음이 이끌려 스윙을 바꾸려고까지 한 적이 있는
저로서는 200g가 그리 생소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수는 저에게 가격, 무게,
... 등을 물어보며 200g와 x-one을 번갈아 만져보았습니다.
다른 코트를 죽 둘러보니 빈 고트가 몇 군데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감히 고
수에게 단식을 제안하고는 대답이 있기도 전에 코트로 향하였습니다. 고수는
웃으며 반대편에 리턴 준비를 하였습니다. 약 30분간의 혈전 .. 결과는 아쉬움
이 남는 완패 , 그러나 게임의 내용에 만족하였습니다. 찬스볼에 두껍게 풀스
윙 할 수 있었고, 위기에서 적절한 반발력으로 상대를 당황하게 할 수 있었습
니다. 출근이라는 족쇄만 없다면 한 게임 더 달라붙어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
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비오는 날 빼고는 거의 매일 사용하여 3주정도 사용하였습니
다. 지금의 시점에서 평가한다 하여도 첫날은 설레임과 기대감이 커서 다소
정확하게 느끼지 못하였던 점을 빼고도 훌륭한 라켓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다
시 테니스에 흥미를 느끼고 새벽과 주말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3주 사용한 메이져 x-one symbio에 대한 저의 평가를 굳이 점수로 따져보면;
- 포, 백 핸드 스트록 95점
포핸드드리이브, 탑스핀 뛰어남, 앵글샷도 프레임이 얇으므로 약간의 펀칭
을 가하여 주면 good, 백핸드드라이브는 타점만 앞에 두고 들어올리면 ok, 슬
라이스 바로 자르기보다는 밀어내면서 아래로 스윙해 주면 역시 ok,
- 서버 95점
플랫은 묵직하고 빠르게 꽂힘, 슬라이스 면만 약간 열어주면 자연스럽게 휨,
탑스핀은 상당히 두텁게 감싸도 서비스라인 안에 떨어짐.
- 발리 93점
제 스타일이 펀칭을 가하는 편이라 매우 좋음, 찬스볼이나 강타에 대한 터치
플레이도 good, 정확한 임팩시에는 프린스 워리어 같은 느낌, 단지 툭툭 맞히
는 식으로 상대코트에 길고 빠르게 꽂히는 발리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음
그래서 93점
주제를 넘는 평가를 덧붙이자면,
전체적으로 보면 충분한 민첩성과 근력으로 강타하는 선수급 플래이스타일이
나, 와이드바디 라켓의 반발력에 의존하는 플레이스타일에는 좀 어울리지 않
을 것 같으나 찬스볼에서 마음놓고 강타하는 긴 팔로스루를 가지고 계시면서
급할 때는 적절하게 라켓에 의존(스윗팟, 반발력)하는 20대 중반부터 40대 초
반의 동호인들에게 잘 어울릴 것 같으며 특히 부드러운 타구감을 유지하면서
두터운 그립으로 강한 스트록을 하시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분들에게 맞는 라켓
이라 평가합니다.(소재가 강성인 듯 하나 예전의 메이져 라켓처럼 심하게 공
이 잘 날아가 뜨는 현상이 없으며 묵직한 구질에 비하여 손과 팔에 전해지는
충격은 요넥스 라켓들과 같이 부드러워 엘보우 걱정이 없을 듯 합니다.)
아무튼 저는 마음에 쏙 드는 놈을 만나게 되어 흡족합니다. 저는 지금 테니
스, 밥벌이 외에 또 다른 일이 생겼습니다. 짝을 맞추어 두 자루를 구입하기
위하여 마누라 몰래 비자금을 꼬불치느라고 손발이 다 저립니다.
다른 님들의 시타기와 비평을 보다가 막상 제가 쓰려고 하니 일천한 지식과
경험에 중구난방, 뜬구름 잡기의 제 라켓 자랑으로 끝나버렸습니다.
거듭 알려드립니다만 저의 개인적인 시타기이고 내용에 대하여 검증 받은 바
도 없으니 참고만 하십시오.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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